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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Column] Kinokuniya, 독서 이야기

글쓴이 : Keith 날짜 : 2014-11-06 (목) 11:21 조회 : 4298
 
 
CYMERA_20140814_133724.jpg
[Kinokuniya 한 코너에서 본 'SEOUL tour guide book] 
 
지난 달에 예년의 일 년치 책을 읽었다. 주로 출퇴근 시간의 버스 안이나 주말에 집에서 읽은 것 치고는 적지 않은 분량이었다. 회사에 가면 으레 일을 해야 하고, 퇴근하고 늦은 시각에 귀가하면 씻고 자기가 바쁜 직장인으로서 책을 읽을 여유가 좀체 없다. 그럼에도 비교적 많은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따로 있다. 그것은 주말의 사건에 기인한다.
 
요즘 아이들을 떠올리면 몇 가지 아이템으로 규정지을 수 있다. 예컨대, 카톡, 웹툰, 게임, 아이돌음악이 그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의사소통의 미디어도, 무료한 시간을 때운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아니다. 그것은 스마트폰으로 가능하다는 것과 중독성이 있다는 것, 그리고 모두 혼자 놀기의 대명사라는 것이다. 하루 온종일 아이들에게 스마트폰만 쥐어주면 아무런 불만이 없을 정도이다. 카톡으로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 웹툰이나 게임을 보기도 하고 그것도 무료해지면 아이돌의 음악을 무한반복하며 듣는다. 강제로 스마트폰을 뺏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라서 이 상황을 어떻게 돌릴 수 있을까 고민도 했다. 사춘기에 접어든 만큼 부모와 어울리는 시간도 내켜 하지 않는데다, 추억을 공유한다는 거창한 명목으로 주말마다 여행을 다니던 것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사전에 아이들의 의향과 스케줄을 고려해야 한다. 어디든 나서자고 하면 대놓고 싫다고 하기 일쑤이니. 가족보다 또래와 어울리는 것이 좋을 나이란 것을 알지만,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하다. 결국 모범을 보이자는 것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강요하기보다 자연스레 다른 흥미의 분야도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소위 반면교사의 방식인 셈이다. 보란 듯이 거실에 나와 피아노협주곡이나 교향곡을 틀어놓은 채 책을 읽는다. 음악감상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다른 음악도 있다는 것을 일러주고도 싶었다.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책을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새로운 도전을 받거나 간접적인 경험을 하며 더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도 일깨워주고 싶었다. 어릴 때 그 많던 책을 소화해낸 아이들인데, 나이가 들수록 책과 담을 쌓은 현실이 못마땅하기도 했다.
 
어느 날 함께 서점에 가자고 제안을 했지만, 곧바로 니은니은이라고 한다. 요즘은 ‘No No’란 표현을 이렇게 하는 모양이다. 무엇보다 집 근처에 서점다운 서점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종로서적이 2002년에 사라진 이후에도 몇몇 대형서점이 생기기도 했지만, 결국 오프라인 서점의 대형화와 우후죽순 쏟아지는 인터넷 서점의 파상공세가 동네 서점의 씨를 말린 지 오래다. 싱가포르에 있을 때 오차드로드에 있는 Kinokuniya에 가본 적이 있다. 교보나 영풍, 반디앤루니스에 버금가는 규모이자, 싱가포르를 비롯해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 호주, 대만, 미국 등지에 진출한 글로벌 서점체인이었다. 한국과 사정은 마찬가지인 듯하지만, 쇼핑몰로 가득한 오차드로드 한복판에 이런 대형서점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서가 곳곳에 아이들이 책을 펼쳐 들고 있고, 여기저기 가족으로 보이는 무리가 서성거리며 실내를 순례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멋진 풍경이다. 영어와 중국어를 비롯하여, 일어, 독어, 불어 등, 다양한 언어로 출간된 책이 즐비하다는 것이 국제화된 싱가포르의 면모를 보는 듯했다.
 
한 나라의 문화와 예술이 편협해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다양성에서 창의성이 가능하고 비전이 생겨날 수 있다. 그 다양성의 하나로서 오프라인 서점을 꼽고 싶다. 아직은 전자책보다 오프라인 서점을 찾아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고르고,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기면서 어떤 내용인지 꼼꼼히 살피고, 이윽고 그 책을 사서 설레는 마음으로 읽는 기쁨은 언제든 행복하다. 귀국하면서 Kinokuniya에서 샀다는 헤밍웨이 전집을 선물로 받았다. 『노인과 바다』를 읽으며 한 대목에 밑줄을 그었다. 아직도 헤밍웨이가 준 선물을 곱씹고 있다.
“Every day is a new day. It’s better to be lucky”
(2014.11.6)

맛집청… 2014-11-06 (목) 16:12
코닷싱에 맛집글을 쓰기 위해서 들리는 것 외에는 눈팅하는 청년입니다. 
오랫만에 Keith님의 칼럼이 올라온 것을 보고 기쁜 마음에 클릭을 해서 읽었습니다.

저는 보통 1년에 많이 책을 읽어봐야 3권 정도 읽습니다. 
작년부터 싱가폴에 왔지만, 지금까지 7권 정도 읽은 것 같네요. 
제 어린시절만 해도 PC방으로 많이 놀러다녔지, 책은 거리를 둔 것 같아요. 
근데 책읽는 아이들은 꾸준히 읽더라고요^^;
독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또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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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11-07 (금) 07:15
외려 제가 송구하네요. 전문 글쟁이가 아니라서 글의 깊이도 부족하지만, 싱가포르를 소재로 이렇게 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조만간 출장이라도 가면 더 반가울 듯해요.
예전에 평론가 김현 선생님이 계셨어요. 그 분은 세상 모두를 다 읽고 가셨다지요. 미문이건 잡문이건, 하다못해 화장실의 낙서도. 굳이 활자화된 글이 아니라도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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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 2014-11-07 (금) 11:13
칼럼 종종 올려주세요. 저도 글 읽는 것 별로 안좋아하지만, 칼럼 게시판은 정독을 다했씀다! ㅎㅎㅎ
마라톤을 좋아하신다고.. ㅎㅎ
저도 이번에 싱가폴에서 하는 스탠다드 마라톤 참여하게되었어요. 
은근 많은 한국분들이 참여하시던데 ~ 화이또

글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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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11-10 (월) 07:28
감사합니다. 그런데 마라톤 대회 나가신다고요? 준비 잘 하셔서 무사히 완주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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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순대 2014-11-07 (금) 17:20
오랫만에 칼럼을 기고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 아이들도 항상 책보다 컴퓨터, 모바일 기기를 더 선호합니다.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이 아쉽습니다. 
이전에 골목에서 칼싸움하고 축구하고 구슬치기하고 팽이치기, 딱지치기 등 요즘에는 많이 보지 못합니다. 
흔했던 그  풍경이 지금은 오히려 낯설기까지 합니다.

다행이도 저희 아이들은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서 위안을 삼는데,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사회를 비판하기 보다 가정에서 올바른 훈육을 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아이들의 미래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을 이전에는 알지 못했으나, 최근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가끔, 사회 뉴스를 보다보면 선생님들에게 대하는 학생부모님들의 행동 또한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책을 읽기를 강요하기 보다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인다면 당연히 아이들은 따라가기 마련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가요보다는 클래식을, 핸드폰보다는 독서나 가정의 화합을 도모하는 일이 개인적으로는 좋다고 생각됩니다. 
Keith님의 모범이 아이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노력을 해야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그 부분은 Keith님이 부럽고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네요.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이랑 나이먹기 게임을 하러 공원으로 가려는데, 날씨 때문에 아이들 불만이 귀에 선합니다. 
칼럼이 반가워 두서 없이 글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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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2014-11-10 (월) 07:34
어디든 세태는 비슷하군요. 지난 주는 집에만 머무려는-아마도 게임을 하고 싶어서-아이를 데리고 산행을 했습니다. 이제 겨울이 도래할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는 손에서 폰을 놓지 못하더군요. 물론 과정이겠죠? 스스로 깨닫는 것이 최선이라서 인내심을 가지고 대할 도리 밖에 없을 듯합니다.
좋은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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